걸레옷을 입은 구름 - 이은봉 걸레옷을 입은 구름 - 이은봉 구름이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자꾸 달과 나 사이의 교신을 끊는다 걸레옷을 입은 구름…… 교신이 끊기면 나는 달에 살고 있는 잠의 여신을 부르지 못한다 옛날 구름은 그냥 수증기, 수증기로는 나와 달 사이의 교신을 끊지 못한다 오늘 구름은 고름 덩어리,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11.17
어머니학교 - 이정록 어머니학교 15 - 이정록 요샌 글이 통 안 되냐? 먼저 달에는 전기 끊는다더니 요번 달에는 전화 자른다더라. 원고료 통장으루 자동이체 혔다더니 며느리한테 들켰냐? 글 써달란 디가 아예 웂냐? 글삯 제대루 쳐줄 테니께 어미한테 다달이 편질 부치든지. 글세를 통당 주랴? 글자 수루 셈..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11.17
바닷가 우체국 - 안도현 바닷가 우체국 - 안도현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에 우체국이 있다 나는 며칠 동안 그 마을에 머물면서 옛사랑이 살던 집을 두근거리며 쳐다보듯이 오래오래 우체국을 바라보았다 키 작은 측백나무 울타리에 둘러싸인 우체국은 문 앞에 붉은 우체통을 세워두고 하루 내내 흐린 눈을 비비거..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11.14
면면 - 이병률 면면 - 이병률 손바닥으로 쓸면 소리가 약한 것이 손등으로 쓸면 소리가 달라지는 것을 안다 그것을 삶의 이면이라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먹을 것 같지 않은 당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 슬쩍 열어본 당신의 가방에 많은 빵을 보았을 때 나는 그것을 삶의 입체라고 생각한다 기억하지 못했던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11.12
의자 - 조병화 의자 - 조병화(趙炳華)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의자를 비워 드리지요.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의자를 비워 드리겠어요. 먼 옛날 어느 분이 내게 물려 주듯이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11.06
필요한 것들 - 심보선 필요한 것들 심보선 나에게는 6일이 필요하다 안식일을 제외한 나머지 나날이 필요하다 물론 너의 손이 필요하다 너의 손바닥은 신비의 작은 놀이터이니까 미래의 조각난 부분을 채워 넣을 머나 먼 거리가 필요하다 네가 하나의 점이 됐을 때 비로소 우리는 단 한 발짝 떨어진 셈이니까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11.06
별똥별 - 정호승 별똥별 - 정호승 별똥별이 떨어지는 순간에 내가 너를 생각하는 줄 넌 모르지 떨어지는 별똥별을 바라보는 순간에 내가 너의 눈물을 생각하는 줄 넌 모르지 내가 너의 눈물이 되어 떨어지는 줄 넌 모르지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11.03
어릴 때 내 꿈은 - 도종환 어릴 때 내 꿈은 - 도종환 어릴 때 내 꿈은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나뭇잎 냄새 나는 계집애들과 먹머루빛 눈 가진 초롱초롱한 사내녀석들에게 시도 가르치고 살아가는 이야기도 들려 주며 창 밖의 햇살이 언제나 교실 안에서도 가득한 그런 학교의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플러타너스..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11.02
바닥이라는 말 - 권상진 바닥이라는 말 - 권상진 눈을 떴을 때 나는 바닥에 닿아있었다 흉물스런 바닥의 상징들로 각인된 팔과 이마는 오늘, 또 하나의 슬픈 계급을 얻는다 삶의 바닥에 무릎 꿇어 본 적이 있다 하루의 인생을 허탕치고 돌아와 단단하고 냉랭한 바닥에 무릎을 주고 손을 짚으면 이런 슬픔에 어울..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