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의 초상, 빛 - 김행숙 빛 - 김행숙 악몽이란 생생한 법입니다 몇몇 악몽들이 암시했고 별빛이 비추고 있었습니다 저녁노을의 빛과 새벽노을의 빛 사이에 별이 못처럼 꽝꽝 박히고 새파란 초승달이 돋아난 가장 어려운 각도로 서 있습니다 휘청하는 순간처럼 달빛이 검은 천막을 찢고 있었습니다 별이 못이라..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10.11
최근에 나는 - 이수명 최근에 나는 이수명 최근에 나는 최근 사람이다. 점점 더 최근이다. 최근에 플래카드를 들고 서 있는 사람들 앞을 지나갔다. 어디서 오는 길이지요 묻는 사람은 최근에 본 사 람이고 펄럭이는 플래카드 텅 빈 플래카드에는 아무 것도 쓰여 있지 않았다. 나는 펄럭이는 깃발 아래 펄럭이는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10.09
염색 공장의 가을 - 박은률 염색 공장의 가을 - 박은률 오늘은 내 안에 내려쌓이는 낙엽들조차 빛을 게운다 바람에 나부끼는 만장들 오랜 볕 바랜 감일수록 어룽없이 물이 잘 먹는다 가을 얼비치는 가슴에 감기면서 벌써 올이 풀리는 빛의 타래들 염색 공장 양철 지붕을 땅거미 느리게 넘어간다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10.05
개천은 용의 홈 타운 - 최정례, 2015년 미당문학상 수상작과 후보작들 2015년 미당문학상 수상작 ​ 개천은 용의 홈 타운 최정례 용은 날개가 없지만 난다. 개천은 용의 홈 타운이고, 개천이 용에게 무슨 짓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날개도 없이 날게 하는 힘은 개천에 있다. 개천은 뿌리치고 가버린 용이 섭섭하다? 사무치게 그립다? 에이, 개천은 아무 생각..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9.29
[스크랩] 삼가문병란 삼가문병란/혁순 아찔하다 포근한 봄을 잃어버린 산천 뜨거운 깃발 펄럭인다 해도 봄은 떠났고 사방은 혹한이다 연약한 호흡으로 연명한 연초록의 봄 초원의 햇볕은 감미로웠다. 하바롭스크의 분주한 생리가 봄이었고 유신의 철창에 갇힌 고독과 외로움과 배신과 실패가 봄이었고 독수..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9.27
[스크랩] 별자리 별자리 권 상 진 1 고향집 어귀 삐뚜름한 복숭아밭에 붉고 선명한 별자리가 내려앉았다 밤하늘의 한 끝을 힘껏 당겨서 대문 앞 삽자루에 묶어 놓았는지 별들의 간격 사이에 향기가 팽팽하다 실직 이후 섭섭게 팔려간 저 밭뙈기가 가난한 식구들의 몇 계절을 일구는 동안 아버지는 반듯한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9.02
[스크랩] 그리운 바다 성산포 - 이생진 그리운 바다 성산포 - 이생진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사람 빈 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사람 빈 자리가 차갑다 나는 떼어 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 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8.29
돌아와 보는 밤 - 윤동주 돌아와 보는 밤 - 윤동주 세상으로부터 돌아오듯이 이제 내 좁은 방에 돌아와 불을 끄옵니다. 불을 켜 두는 것은 너무나 괴로운 일이옵니다. 그것은 낮의 연장(延長)이옵기에- 이제 창(窓)을 열어 공기를 바꾸어 들여야 할텐데 밖을 가만히 내다보아야 방 안과 같이 어두워 꼭 세상 같은데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8.19
생활쓰레기매립장 가는 길 - 박형권 생활쓰레기매립장 가는 길 - 박형권 어제 나는 먹다 남긴 치즈 조각이었다가 오늘은 어디를 덧대어도 더러움을 빨아들일 수 없는 행주 조각이 됐다 유월 아카시꽃 주르르 흐르는 이 길은 치명적으로 아름다운 길 꽃 따라 마지막으로 향한다면 그리 섭섭할 것은 없다 생활쓰레기매립장이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8.12
물의 결가부좌 - 이문재 물의 결가부좌 이문재 거기 연못 있느냐 천 개의 달이 빠져도 꿈쩍 않는, 천 개의 달이 빠져나와도 끄떡 않는 고요하고 깊고 오랜 고임이 거기 아직도 있느냐 오늘도 거기 있어서 연의 씨앗을 연꽃이게 하고, 밤새 능수버들 늘어지게 하고, 올 여름에도 말간 소년 하나 끌어들일 참이냐 거..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