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새벽`: 이성선 John Miller, September Horizon 새벽 이성선 투명한 생명의 울림이 응결된 가지에 섬약한 신의 꽃이 닿아 넓은 광명으로 부서지는 바다. 그대 몸짓 움직이는 시시각각으로 광명이 빛나 생활에 꺾인 가지의 매듭에서 불타는 새벽 아아, 생생한 불길 그대 고행의 눈 속 가득 흔들리는 광야 별빛의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4.27
복화술사 하차투리안 - 박은정 복화술사 하차투리안 - 박은정 하차투리안은 유랑을 한다 왈츠를 추듯 정글을 턴하고 수백 년 동안 사라진 기억을 단숨에 기억해내는 유연함 하차투리안은 단련되어간다 침묵으로 만든 꽃다발을 창에 걸고 무수히 오르내리는 밤들처럼 앞발을 들고 하차투리안 입을 열면 비가 내리고 강..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4.27
나는 연결된다 - 이수명 나는 연결된다 - 이수명 나는 연결된다, 하루 종일 탁자와 의자와 소파와 소파 위의 쿠션으로 연결된다. 나는 과언이다. 기다란 벽장과 선반과 거울과 합쳐진다. 나는 강화된다. 문이 열리고 닫히고 블라인드 사이로 끊임없이 먼지가 들어온다. 내 눈 속으로 들어온다. 나는 채워진다, 하..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4.24
사이 - 이은림 사이 - 이은림 동물원에서 악어로 일하고 있는 악어*는 귀가 후, 과연 무엇이 되는가 십 분 전에 뜨거웠던 커피는 십 분 후 고스란히 내가 되었다 커피를 마시기 전의 나와 커피로 가득 찬 나는 어디서 헤어졌던가 지금 나는 이틀 후의 풍경 앞에 서 있다 이틀 전의 나는 이틀 전의 너에게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4.23
다시 나만 남았다 - 이생진 다시 나만 남았다 - 이생진 영혼을 쫓아다니느라 땀이 흘렀다 영혼을 쫓아다니는데 옷이 찢겼다 자꾸 외로워지는 산길 염소쯤이야 하고 쫓아갔는데 염소가 간 길은 없어지고 나만 남았다 곳곳에 나만 남았다. 허수아비가 된 나도 있었고 돌무덤이 된 나도 있었고 나무뿌리로 박힌 나도 있..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4.23
골목 - 김춘 골목 ㅡ오토바이가 지나가면 바람은 맛이 달라진다 김춘 1 그녀가 기억하는 골목은 주술에 걸리곤 했다. 엄마는 사라졌는데, 엄마가 아끼던 머리핀은 땅바닥에 그대로 있었다. 그늘은 지붕 사이로 천천히 흘러와 고였다. 아버지가 사라진 후, 골목에는 오랫동안 그늘이 사라지지 않았다.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4.09
주동자 - 김소연 주동자 - 김소연 장미꽃이 투신했습니다 담벼락 아래 쪼그려 앉아 유리처럼 깨진 꽃잎 조각을 줍습니다 모든 피부에는 무늬처럼 유서가 씌여 있다던 태어나면서부터 그렇다던 어느 농부의 말을 떠올립니다 움직이지 않는 모든 것을 경멸합니다 나는 장미의 편입니다 장마전선 반대를 외..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4.08
캥거루는 캥거루고 나는 나인데 - 최정례 캥거루는 캥거루고 나는 나인데 - 최정례 내 속에 캥거루가 있다면 믿지 않겠지요 나 자신도 믿을 수 없으니까요 캥거루가 새끼를 주머니에 안고 겅중겅중 뛸 때 세상에 별 우스꽝스런 짐승이 다 있네 그렇게 생각했지요 하긴 나도 새끼를 들쳐 업고 이리저리 숨차게 뛰었지만 그렇다고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4.07
황사 현상 - 김종길 황사 현상 - 김종길 그 날 밤 금계랍 같은 눈이 내리던 오한의 땅에 오늘 발열처럼 복사꽃이 핀다. 목이 타는 봄가뭄, 아 목이 타는 봄가뭄, 현기증 나는 아지랑이만 일렁거리고, 앓는 대지를 축여 줄 봄비는 오지 않은 채, 며칠째 황사만이 자욱이 내리고 있다. - <황사 현상> 민주화 운..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5.04.01